'All the light you cannot see (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 by Anthony Doer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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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선옥

 

2015년 Pulitzer상 수상작 < All the light you cannot see>.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큰 상 받을 만큼 문장력이 뛰어나고 아름답게 표현한 구절이 많이 있습니다. 주인공인 Marie-Laure(마리 로르)는 9살 프랑스 소녀고, Werner(베르너)라는 독일 소년과 우여곡절 끝에 만나 몇 시간을 같이 보내게 되는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Marie-Laure는 일찍이 어머니를 잃고 파리의 자연과학박물관에서 일하는 아버지의 극진한 사랑으로 시각장애인(후천적으로 6살 때)으로서의 생활에 적응하여 사는 착하고 순진한 아이입니다. 자물쇠 장인이던 아버지는 손재주가 있어서 동네의 빌딩들과 도로를 재현한 미니어쳐 모델을 만들어서 딸이 손으로 만져 익숙해지게 하여 혼자서도 지팡이를 손에 들고 집에까지 찾아올 수 있게 만들어 줍니다.

 

독일군이 파리를 점령하기 직전, 아버지와 Marie는 피난을 가지 않을 수 없었는데, 프랑스의 아름다운 해변 도시 St. Malo에 사는 할아버지의 동생인 Etienne에게 갑니다. Etienne은 1차대전에서 받은 심적 상처로 PTSD (심적 외상 후의 스트레스장애)로 고립된 생활을 하는 Great Uncle(할아버지 벌) 이었지만 피난 온 Marie-Laure와 같이 살게 된 것은 일생에서 가장 운이 좋은 일이었다고 그는 나중에 고백합니다. 모든 것에 불안을 느끼고 Marie의 말대로 ‘개미도 무서워 하던’ Etienne이 용감하게 Resistance(프랑스 지하운동)에 가담하게 된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였습니다. 첫째는, Marie 같은 어린 장애인이 부모를 잃고도 열심히 살고Braille(점자)로 자기에게도 책을 읽어주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둘째는, Madame Manec 이라는 가정부는 전쟁 후 정신적으로 불구가 되어 집에서 나가지도 못하고 사는 Etienne을 위해 평생 일한 사람인데, 그녀로부터 ‘죽기 전에 좀 살아 보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즉 살았지만 죽은 것 같이 사는 그를 보고 늦기 전에 한번 진정으로 살아 보라고 한 말입니다.

사람은 아니지만 이 책에서 주인공처럼 중요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133캐럿 짜리 다이아몬드인데, 이 보석을 가진 사람은 절대 죽지 않으나 그의 사랑하는 사람들을 모두 잃는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는 ‘Sea of Flames’이라는 별명을 가진 커다란 다이아몬드입니다. 이 소설에서 흥미로운 것은, 전설을 믿지 않는다고 선언하면서도 결국 행동은 믿는 것처럼 하는 인간들의 약점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Marie-Laure의 아버지는 박물관 소장의 이 보석을 피난 중에 지켜야 하는 상황이었는데도 딸의 생명을 보존하고 싶은 아버지의 마음으로 딸에게 말하지 않고 보석을 두고 갑니다. 히틀러를 위해 보석을 찾아다니던 나치군의 한 상사는 이것을 쫓다가 마지막에는 소녀와 마주치게 된다는 숙명적인 얽힘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 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라디오입니다. 인터넷이 없었던 시절에 레지스탕스는 나치를 공격하기 위해서 무선 라디오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았습니다. PTSD 때문에 불안해서 꼼짝하지 못했던 Etienne이 Madame Manec이 병으로 죽은 다음 라디오 방송을 시작하여 레지스탕스를 위해 일하게 된 것은 그녀가 한 말을 기억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독일군 측에서는 이렇게 무선 방송을 하는 레지스탕스를 색출하는 부대가 있었고 소년 Werner는 바로 그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사실 16살이었는데 그의 기술을 전쟁에 쓰기 원하는 나치당은 그가 18살인데 거짓말했다고 오히려 그를 규탄하면서 전쟁터로 내보냅니다. Werner는 탄광폭발 사고로 죽은 아버지를 자주 생각합니다. 시체도 찾을 수 없는 비참한  죽음을 맞이한 아버지의 뒤를 이어 15살이 되면 가난한 모든 남자아이는 탄광에서 일해야 하는 운명이었는데, Werner가 어려서부터 라디오를 만들고 고치는 기술이 있다는 것을 안 독일군은 그를 나치 군사학교에 입학 시킵니다. Werner는 혹독한 훈련을 받고 라디오 통신을 색출해 내는 부대에 들어가서 일을 하게 됩니다. 어릴 때 손수 라디오를 만들어서 방송을 듣던 Werner는 여동생 Jutta와 한 프랑스 교수가 진행하는 어린이들을 위한 과학 방송을 듣곤 했는데 과학은 그가 가장 좋아하는 과목이었습니다. Werner와 여동생은 그 교수의 억양으로 보아 방송이 프랑스에서 오는 것은 알았지만, 정확히 어느 지역인지 알 수는 없었습니다. 방송은 끝에 반드시 Debussy의 Clare de lune “달빛”이라는 피아노 음악을 신호 음악처럼 들려주곤 했습니다.

 

나치군의 프랑스 점령으로 Werner는 Marie-Laure와 Etienne가 사는 St. Malo에 오게 됩니다. 그런데 그는 자기부대가 있던 호텔이 폭격을 당해 지하실에 묻혀서 꼼짝 못하고 나흘을 지냈습니다. Werner의 직업은 종일 라디오 다이얼을 돌리며 방송을 탐색하는 것이었는데 갑자기 어떤 프랑스 소녀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어린 시절에 들었던 그 음악도 들었는데 자기도 모르게 신호판을 손으로 덮어서 자기를 지휘하는 상사가 알지 못하게 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놀랍니다. 그리고 그 소녀가 한 말 “그가 우리 집에 있다. 그는 나를 죽일 것이다” 하는 위급한 말에 깊은 연민을 느끼고 꼭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집니다. 반역인줄 알면서도 그는 그 소녀가 있는 집으로 가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구사일생으로 나흘간 꼼짝 못했던 지하실에서 나오게 되는데, 그의 상사는 오래 먹지 못했으니 먹을 것을 찾으러 간다고 하면서 Werner에게 혼자 가서 할 일을 하라고 합니다. 그는 자기 상사가 혹시 알고 있을까 생각도 해 보지만 그 라디오 방송을 한 소녀를 살리고 싶은 마음에 다급히 그 집을 찾아갑니다. 공포에 차 덜리던 소녀의 목소리, “그가 우리 집에 있다. 그는 나를 죽일 것이다” 가 머릿속에 맴도는데 그 집에 들어가 보니 과연 독일군 상사가 있었고 그가 권총을 들자 Werner는 갖고 있던 소총으로 동포인 그 독일군 상사를 쏘아 죽입니다. 그 소녀는 Marie-Laure였고, Werner는 그녀를 구출해 안전하게 집에서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Werner와 Marie-Laure는 헤어지기 전 몇 시간동안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들은 헤어지기 싫었지만, 연합군이 St. Malo를 점령하기 위해 대대적인 폭격을 12시에 시작하니 모든 시민은 피하라는 메시지를 비행기가 뿌리고 갔으므로 집에 있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이 책 끝부분에 놀라운 반전이 있고, 여러분이 읽을 것을 생각해서 다 얘기하면 흥미가 없을테니 여기서 요약을 끝냅니다. 히틀러, 독일사람 하면 모두 고개를 흔듭니다. 그들은 피도 눈물도 없는 괴물들이었을까요? 이 소설을 소개 하는 이유는 바로 독일의 보통 사람들, 특히 가난하고 세력 없는 사람들은 망상에 사로잡힌 지도자밑에서 아무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사람들이었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 입니다. 살아 남으려고 노력했고 그들도 사랑, 연민, 희생을 하는 인간성의 승리를 성취한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지금도 광적인 지도자들은 국민을 희생시킵니다. 슬프게도 북한의 지도자로 시작해서 시리아의 대통령 등 세계 각지에서 자기의 권력 유지를 위해 자기 국민을 죽이고 있는 지도자들이 있지만 마지막 승리는 국민들에게 있을 것이라는 것을 믿습니다.